콩이의 행운의 아이템
콩이는 아침마다 어디선가 뭘 하나 물고 와서 오늘은 이거라고 우겨요. 단추일 때도 있고 마른 잎일 때도 있어요.
오늘
콩이가 물고 온 것
행운의 물건
-
행운의 색
-
행운의 자리
-
행운의 숫자
-
행운의 한입
콩이가 내민 걸 오늘 못 찾아도 괜찮아요. 콩이는 내일 아침에 또 하나 물고 와요.
행운의 물건이라는 것
시험 보러 갈 때 늘 쥐고 가던 볼펜이 있었다면, 그게 행운의 물건이에요. 면접 날 입는 셔츠, 발표 전에 만지작거리는 열쇠고리, 가방 안쪽 주머니에 몇 년째 들어 있는 접힌 쪽지도 같은 자리에 있어요. 이름을 붙여 부르지 않았을 뿐이지 사람은 대개 하나쯤 갖고 있어요.
물건이 하는 일은 결과를 바꾸는 쪽이 아니에요. 손에 쥘 것이 하나 있으면 손이 조금 덜 바빠지고, 시선이 갈 데가 생기고, 어제와 같은 것을 오늘도 들고 있다는 감각이 남아요. 그 감각이 하는 일은 작지만 없는 것은 아니에요.
오래된 자리이기도 해요. 사람은 아주 옛날부터 조개껍데기와 돌과 짐승 이빨을 꿰어 목에 걸었고, 그 습관은 지금도 차 열쇠에 달린 인형이나 지갑 속 네잎클로버로 남아 있어요. 모양은 계속 바뀌었는데 하는 일은 그대로예요.
부적과 마스코트와 징크스
비슷해 보이지만 셋은 서 있는 자리가 달라요. 부적은 지니고 다니는 것이에요. 몸 가까이 두고 혼자 아는 것이라, 남에게 보여 주려고 갖는 물건이 아니에요.
마스코트는 반대로 여럿이 같이 보는 것이에요. 팀에도 있고 가게에도 있고 학교에도 있어요. 마스코트가 있는 자리에서는 그게 누구 것인지를 묻지 않아요 — 다 같이 그걸 보고 있다는 것이 마스코트의 쓸모예요.
징크스는 물건이 아니라 규칙에 가까워요. 이겼던 날 신었던 양말, 잘 풀렸던 날 앉았던 자리처럼 내가 겪은 일에서 내가 만든 것이에요. 그래서 징크스는 사람마다 다르고, 남에게 설명하면 대개 웃음이 나요.
셋의 공통점은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 물건에 붙여 둔 기억이에요. 같은 단추도 어제 좋았던 일을 같이 겪은 단추와 오늘 처음 본 단추가 다르게 잡혀요. 콩이가 내미는 것은 그 첫날 몫이에요.
사야 얻는 것은 여기 없어요
콩이가 물고 오는 것은 단추와 마른 잎과 종이컵과 돌멩이예요. 집 어딘가에 있거나 길에서 보이는 것들이고, 값을 치러야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값이 붙는 순간 물건이 거래가 되기 때문이에요. 값으로 살 수 있는 행운은 행운이 아니라 상품이고, 그 자리에서는 더 많이 쓴 사람이 더 많이 받는 셈이 돼요. 그런 셈은 이 찻집이 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집에 있는 것에는 이미 기억이 붙어 있어요. 오래 쓴 손수건과 이가 하나 빠진 빗은 새것이 못 가진 것을 갖고 있어요. 콩이가 낡은 쪽을 자꾸 물고 오는 것도 아마 그래서일 거예요.
오늘 못 찾아도 괜찮아요
여기에는 나쁜 아이템이 없어요. 오늘 나온 것 중에 피해야 할 것도, 못 찾았을 때 뒤따르는 것도 없어요. 눈에 안 띄었다면 오늘 그 근처에 그게 없었던 거예요.
다섯 가지를 다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물건 하나만 눈에 들어와도 되고, 색만 걸려도 되고, 하나도 안 걸린 채로 하루가 지나가도 돼요. 찾기가 숙제가 되면 그때부터는 재미가 아니라 일이 돼요.
콩이는 내일 아침에 또 하나 물고 와요. 어제 것을 못 찾았다고 오늘 것을 안 주는 고양이가 아니에요.
제일 작고 제일 바쁜 고양이
막내
콩이
찻집에서 제일 작고 제일 바쁜 고양이예요. 아침마다 어디선가 뭘 하나 물고 와서는 오늘은 이거라고 우겨요. 단추일 때도 있고 마른 잎일 때도 있는데, 신기하게 그날 그게 한 번은 쓰여요. 미르가 그건 우연이라고 하면 콩이는 우연도 골라 온 거라고 대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