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찻집

복냥이가 봐 드릴게요

한옥 찻집 안이에요. 대들보에 「복냥」이라 쓴 현판이 걸려 있고 창밖으로 소나무와 먼 산이 보여요. 뒤쪽 마루에는 검은 갓을 쓴 흰 수염 고양이가 지팡이를 짚고 서 있고, 그 옆에 살구빛 치마를 입고 제비 통을 안은 흰 고양이, 남색 고깔을 쓰고 지팡이를 든 연보라 옷 고양이, 연둣빛 치마를 입은 은회색 긴 털 고양이가 있어요. 앞쪽 마루에서는 염주를 걸고 눈을 감은 주황 줄무늬 고양이가 방석에 앉아 있고, 라벤더 고깔을 쓴 고양이가 초록 상보 위에 카드를 펼쳐 놓았어요. 그 옆에 달과 별이 수놓인 남색 망토를 두르고 천구의를 짚은 회색 고양이, 구름무늬 저고리에 부채를 든 삼색 고양이, 앞치마를 두르고 과자를 든 작은 회백색 새끼 고양이가 둘러앉았어요. 오른쪽에는 살구빛 한복을 입은 흰 고양이가 앞발을 들어 인사하고, 줄무늬 고깔을 쓴 검은 고양이가 김이 오르는 솥을 젓고, 그 뒤에서 한 마리가 방석에 엎드려 자고 있어요.

찻집에 고양이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어요. 하나씩 맡아서 오늘의 운세부터 토정비결까지 봐 드리고, 문 앞의 두 마리가 어디부터 볼지 짚어 줘요.

찻집 식구들

이 찻집은 제가 열었어요.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찻상을 펴 뒀어요. 지나가는 고양이마다 차를 한 잔씩 권하다 보니 열셋이 눌러앉았고요. 제일 먼저 와서 앉은 건 미르였어요. 손님이 오면 다들 한마디씩 보태는데, 저는 옆에서 듣고만 있어요. 그러고는 나가실 때 그 말을 한 줄로 모아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