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냥이가 봐 드릴게요
찻집에 고양이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어요. 하나씩 맡아서 오늘의 운세부터 토정비결까지 봐 드리고, 문 앞의 두 마리가 어디부터 볼지 짚어 줘요.
어디부터 볼지 모르겠으면
리아 하나만 여쭐게요. 어떤 게 궁금해서 오셨어요?
유하 편하게 골라 주세요. 딱 맞는 말이 없으면 비슷한 걸로 고르셔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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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 마녀
오늘의 운세
띠를 고르면 오늘 몫으로 한 국자 떠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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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 점성술사
별자리 운세
생일의 월과 일만 알면 오늘 하늘을 짚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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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 · 타로 점술사
오늘의 카드
무엇이 궁금한지 고르면 그 자리에 다섯 장을 엎어 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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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 신사지기
오미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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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 막내
행운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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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 마법사
수정구 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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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 수도사
오늘의 한마디
말이 적은 고양이가 하루에 한 줄만 놓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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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 무당
사주팔자
태어난 해·달·날·시로 여덟 글자를 뽑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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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 책력지기
토정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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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이 · 중재역
MBTI 궁합
어디가 잘 맞고 어디서 부딪히는지 봐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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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 도사
이름 풀이
한글 이름의 초성을 오행으로 짚어 드려요.
찻집 식구들
이 찻집은 제가 열었어요.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찻상을 펴 뒀어요. 지나가는 고양이마다 차를 한 잔씩 권하다 보니 열셋이 눌러앉았고요. 제일 먼저 와서 앉은 건 미르였어요. 손님이 오면 다들 한마디씩 보태는데, 저는 옆에서 듣고만 있어요. 그러고는 나가실 때 그 말을 한 줄로 모아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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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역
단이
한복 고름을 여미고 앉아 두 사람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고양이예요. 어느 쪽 편을 들기 전에 양쪽 말을 한 번씩 되짚어 줘요. 그다음에는 둘이 어디서 닮았는지를 찾아요. 마리가 아침 솥을 엎은 날에도 잔소리 대신 걸레부터 들고 와요. 그래서 다들 단이한테는 실수를 숨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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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마리
아침마다 솥에 뭘 끓이는 고양이예요. 오늘은 뭘 넣었냐고 물으면 어제 말려 둔 것들이라고만 답해요. 그러고는 김이 올라오는 모양을 한참 들여다봐요. 가끔 솥을 엎으면 단이가 뒤따라 다니며 닦아요. 그런 날 운세를 받아 간 손님은 유난히 웃으면서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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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사
별이
별자리를 보는 고양이예요. 뭘 말하기 전에 표부터 펼치고 왜 그런지를 꼭 덧붙여요. 타리가 느낌으로 답을 내면 별이는 옆에서 계산이 안 맞는다고 중얼거려요. 그런데 둘이 낸 답이 같을 때가 많아서, 요즘은 그냥 웃고 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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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점술사
타리
초록 상보 위에 카드를 세 장 놓고 뒤집는 고양이예요. 왜 그 카드냐고 물으면 앞발이 먼저 갔다고만 답해요. 별이가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그냥 웃고 넘겨요. 그러다 별이가 표를 다 펼쳐 같은 자리를 짚으면, 그제야 봐라 하는 얼굴로 앞발을 툭 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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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미르
방울과 부채를 양손에 나눠 든 제일 어른 고양이예요. 평소에는 마루 끝에서 볕만 쬐어요. 그러다 방울을 한 번 흔들면 떠들던 마리와 루가 동시에 조용해져요. 정작 미르는 누구를 혼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다들 조금 어려워해서, 차를 올릴 때는 앞발이 유난히 공손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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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루
수정구가 달린 지팡이를 늘 안고 다니는 고양이예요. 자랑하려고 높이 들 때마다 한 번씩 놓쳐요. 구슬이 마루를 도르르 구르면 묵이 말없이 앞발을 뻗어 막아 줘요. 그러고도 다음 날 같은 자리에서 또 들어 올리는 걸 보면 다들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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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
묵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시간이 제일 긴 고양이예요. 하루에 열 마디를 넘기는 날이 드물어요. 대신 루의 구슬이 구를 때나 누가 말을 삼킬 때 묵의 앞발이 먼저 나가요. 그러다 한마디를 꺼내면 별이도 타리도 하던 말을 멈추고 그쪽을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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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
현
갓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고양이예요. 손님 이름을 들으면 마루에 글자부터 한 자씩 써 봐요. 그러고는 획이 어디서 트이는지 손끝으로 짚어 줘요. 미르가 방울을 흔들어도 하던 획은 마저 긋는 유일한 고양이예요. 그래서 미르와 마주 앉는 날은 한나절이 그냥 지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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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지기
린
바다 건너에서 온 고양이예요. 기모노 소매를 걷고 제비 통을 흔들어요. 통 안에서 막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 콩이가 제일 먼저 달려와요. 좋은 게 나오면 같이 웃고, 안 좋은 게 나오면 마당 줄에 묶어 두고 가라고 앞발로 가리켜요. 두고 가는 것까지가 한 벌이라는 게 린의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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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콩이
찻집에서 제일 작고 제일 바쁜 고양이예요. 아침마다 어디선가 뭘 하나 물고 와서는 오늘은 이거라고 우겨요. 단추일 때도 있고 마른 잎일 때도 있는데, 신기하게 그날 그게 한 번은 쓰여요. 미르가 그건 우연이라고 하면 콩이는 우연도 골라 온 거라고 대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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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력지기
토리
해가 바뀔 무렵이면 찾아와 마루 끝에 책력을 펴는 고양이예요. 머리에 쓴 무쇠 갓은 출출하면 벗어서 밥 짓는 솥으로도 써요. 마리가 아침 솥을 엎은 날에는 말없이 갓을 벗어 건네요. 손님이 새해를 물으면 옛 책을 한 줄 읽고, 그 뜻을 오늘 말로 천천히 풀어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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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
리아
찻집 문 앞에 제일 먼저 나와 있는 고양이예요. 처음 오신 분이 어디로 갈지 몰라 서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봐요. 동생 유하가 뒤따라 나오면 둘이 같은 옷을 입고 나란히 서요. 제가 차를 내오는 동안 손님을 안까지 데려다주는 건 리아 몫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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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무
유하
리아 뒤에서 반 발짝 떨어져 따라다니는 동생이에요. 언니가 길을 알려 주면 옆에서 고개를 끄덕여요. 정작 손님이 문 앞에서 망설이면 먼저 앞발을 내미는 쪽은 유하예요. 둘이 같은 옷을 입는 것도 언니가 아니라 유하가 우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