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찻집

병 일간 丙

온 데를 비추는 한낮의 해

미르 — 방울과 부채를 나눠 든 고양이

미르가 짚은 글자

병은 이렇게 적혀 있어요

천간
丙 · 병
오행
火 화 — 카라칼, 붉은 귀 술을 세운 고양이
음양
양(陽)
한 줄로
온 데를 비추는 한낮의 해

천간(天干)은 기둥의 윗글자예요. 열 자가 돌아가요. 일간도 그중 한 자예요.

오행에 붙은 고양이는 복냥이가 붙인 거예요. 전통에서 온 짝은 아니고, 다섯 성질을 실제로 그렇게 사는 고양잇과에 하나씩 맞춰 봤어요.

병 일간은 어떤 결이에요

병은 한낮에 떠 있는 해예요. 켜고 끄는 물건이 아니에요. 한 번 뜨면 온 데가 같이 밝아져요. 병 일간은 숨기는 걸 잘 못해요. 좋으면 좋은 것이 얼굴에 다 나와요. 속으로 삭이려 해도 어딘가에서 티가 나요. 그래서 사람들이 병 앞에서 편해져요. 이 사람은 뒤가 없다는 걸 알거든요. 병은 먼저 나서서 곁을 데워요. 데워 놓고 그 값을 세지 않아요. 세지 않는 것이 병의 셈법이에요. 정작 자기를 비추는 데는 서툴러요. 남을 비추느라 제 그늘을 못 봐요. 해도 저녁이 되면 내려가요. 내려가는 시각을 스스로 정해 두세요. 하루 종일 켜 두면 다음 날이 흐려져요. 병 곁에는 그늘이 하나 필요해요. 쉬라고 말해 주는 사람 하나면 돼요. 그 한 사람이 병을 오래 뜨게 해요. 병은 쉬고 나면 더 멀리 비춰요. 미르는 병에게 저녁을 챙기라고 해요. 여덟 자 한복판에 한낮의 해가 떴구나.

일간이 뭐예요

사주는 태어난 해·달·날·시각을 각각 두 글자로 적은 여덟 글자예요. 그중 태어난 날의 윗글자가 일간(日干)이에요. 여덟 글자에서 나를 가리키는 한 자가 그거예요. 나머지 일곱 글자는 전부 이 한 자와의 관계로 읽어요. 그 관계에 붙인 이름이 십신(十神)이고요.

그래서 일간만으로도 결의 큰 방향은 보여요. 다만 같은 병 일간이라도 태어난 계절과 시각에 따라 읽는 게 달라져요. 여덟 글자를 다 보려면 생년월일시가 필요해요.

내 사주 여덟 글자 보기

병 일간에서 본 오행 다섯

나머지 일곱 글자를 읽는 자리는 전부 일간 한 자에서 나와요. 오행 다섯이 서로 낳고 이기는 관계가 그 자리를 정하고, 거기 붙인 이름이 십신이에요. 병은 화(火) 자리라 이렇게 갈려요.

나와 같은 것 — 비겁
화(火)
옆에 같이 서는 자리예요. 힘을 보태 주기도 하고, 같은 몫을 나눠 갖기도 해요.
내가 낳는 것 — 식상
토(土)
화가 토를 살려요. 안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나가는 자리라 말·솜씨·만들어 내는 일로 읽어요.
내가 이기는 것 — 재성
금(金)
화가 금을 다뤄요. 손에 쥐고 부리는 자리라 돈·물건·챙기는 일로 읽어요.
나를 이기는 것 — 관성
수(水)
수가 화를 다뤄요. 나를 세워 두는 틀이라 맡은 자리·규칙·해야 하는 일로 읽어요.
나를 낳는 것 — 인성
목(木)
목이 화를 살려요. 나를 받쳐 주는 자리라 배움·기댈 데·돌봄으로 읽어요.

십신은 이름이 열이에요. 위 다섯 갈래가 각각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로 한 번 더 갈려서 비견·겁재, 식신·상관, 편재·정재, 편관·정관, 편인·정인이 돼요. 병은 양(陽)이라, 같은 화 자리라도 어느 글자를 만나느냐로 이름이 달라져요.

글자를 보는 고양이

미르 — 방울과 부채를 나눠 든 고양이

무당

미르

방울과 부채를 양손에 나눠 든 제일 어른 고양이예요. 평소에는 마루 끝에서 볕만 쬐어요. 그러다 방울을 한 번 흔들면 떠들던 마리와 루가 동시에 조용해져요. 정작 미르는 누구를 혼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다들 조금 어려워해서, 차를 올릴 때는 앞발이 유난히 공손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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