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일간 丁
어두운 방에 켜 둔 등불
미르가 짚은 글자
정은 이렇게 적혀 있어요
- 천간
- 丁 · 정
- 오행
- 火 화 — 카라칼, 붉은 귀 술을 세운 고양이
- 음양
- 음(陰)
- 한 줄로
- 어두운 방에 켜 둔 등불
천간(天干)은 기둥의 윗글자예요. 열 자가 돌아가요. 일간도 그중 한 자예요.
오행에 붙은 고양이는 복냥이가 붙인 거예요. 전통에서 온 짝은 아니고, 다섯 성질을 실제로 그렇게 사는 고양잇과에 하나씩 맞춰 봤어요.
정 일간은 어떤 결이에요
정은 어두운 방에 켜 둔 등불이에요. 온 데를 밝히지는 않아요. 대신 가까운 데를 오래 데워요. 정 일간은 사람을 하나씩 봐요. 여럿 앞에서는 말이 눈에 띄게 줄어요. 둘이 마주 앉으면 그때 말이 길어져요. 그 자리에서 진짜 이야기가 나와요. 정은 남의 말을 오래 기억해요. 흘려 들은 한마디를 몇 해씩 들고 있어요. 그래서 곁에 있으면 알아봐 준다는 느낌이 들어요. 불은 바람이 불면 흔들려요. 정 일간도 흔들리는 날이 있어요. 흔들리면서도 꺼지지는 않는 쪽이에요. 흔들릴 때는 문을 닫아 두어도 돼요. 심지를 고르는 시간도 정에게는 일이에요. 남을 데우는 데 심지를 다 쓰지 마세요. 남은 심지가 있어야 내일도 켜져요. 정은 오래 켜져 있을 때 제일 정다워요. 하루쯤 꺼 두어도 방은 식지 않아요. 미르는 정에게 심지를 아끼라고 해요. 여덟 자에 등불 하나가 켜져 있구나.
일간이 뭐예요
사주는 태어난 해·달·날·시각을 각각 두 글자로 적은 여덟 글자예요. 그중 태어난 날의 윗글자가 일간(日干)이에요. 여덟 글자에서 나를 가리키는 한 자가 그거예요. 나머지 일곱 글자는 전부 이 한 자와의 관계로 읽어요. 그 관계에 붙인 이름이 십신(十神)이고요.
그래서 일간만으로도 결의 큰 방향은 보여요. 다만 같은 정 일간이라도 태어난 계절과 시각에 따라 읽는 게 달라져요. 여덟 글자를 다 보려면 생년월일시가 필요해요.
정 일간에서 본 오행 다섯
나머지 일곱 글자를 읽는 자리는 전부 일간 한 자에서 나와요. 오행 다섯이 서로 낳고 이기는 관계가 그 자리를 정하고, 거기 붙인 이름이 십신이에요. 정은 화(火) 자리라 이렇게 갈려요.
- 나와 같은 것 — 비겁
- 화(火)
옆에 같이 서는 자리예요. 힘을 보태 주기도 하고, 같은 몫을 나눠 갖기도 해요. - 내가 낳는 것 — 식상
- 토(土)
화가 토를 살려요. 안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나가는 자리라 말·솜씨·만들어 내는 일로 읽어요. - 내가 이기는 것 — 재성
- 금(金)
화가 금을 다뤄요. 손에 쥐고 부리는 자리라 돈·물건·챙기는 일로 읽어요. - 나를 이기는 것 — 관성
- 수(水)
수가 화를 다뤄요. 나를 세워 두는 틀이라 맡은 자리·규칙·해야 하는 일로 읽어요. - 나를 낳는 것 — 인성
- 목(木)
목이 화를 살려요. 나를 받쳐 주는 자리라 배움·기댈 데·돌봄으로 읽어요.
십신은 이름이 열이에요. 위 다섯 갈래가 각각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로 한 번 더 갈려서 비견·겁재, 식신·상관, 편재·정재, 편관·정관, 편인·정인이 돼요. 정은 음(陰)이라, 같은 화 자리라도 어느 글자를 만나느냐로 이름이 달라져요.
글자를 보는 고양이
무당
미르
방울과 부채를 양손에 나눠 든 제일 어른 고양이예요. 평소에는 마루 끝에서 볕만 쬐어요. 그러다 방울을 한 번 흔들면 떠들던 마리와 루가 동시에 조용해져요. 정작 미르는 누구를 혼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다들 조금 어려워해서, 차를 올릴 때는 앞발이 유난히 공손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