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찻집

을 일간 乙

휘어도 부러지지 않는 덩굴

미르 — 방울과 부채를 나눠 든 고양이

미르가 짚은 글자

을은 이렇게 적혀 있어요

천간
乙 · 을
오행
木 목 — 스라소니, 숲을 타는 고양이
음양
음(陰)
한 줄로
휘어도 부러지지 않는 덩굴

천간(天干)은 기둥의 윗글자예요. 열 자가 돌아가요. 일간도 그중 한 자예요.

오행에 붙은 고양이는 복냥이가 붙인 거예요. 전통에서 온 짝은 아니고, 다섯 성질을 실제로 그렇게 사는 고양잇과에 하나씩 맞춰 봤어요.

을 일간은 어떤 결이에요

을은 담을 타고 오르는 덩굴이에요. 곧게 서는 대신 감아서 올라가요. 바람이 불면 눕고 지나가면 다시 일어나요. 부러지지 않는 쪽을 매번 고르는 거예요. 을 일간은 분위기를 잘 읽어요. 방 안의 공기가 바뀌면 제일 먼저 알아채요. 알아채고도 좀처럼 티를 내지 않아요. 그래서 물러선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물러선 게 아니라 감고 있는 중이에요. 원하는 것을 오래 놓지 않아요. 다만 정면으로 가지 않을 뿐이에요. 을에게는 기대설 담이 하나 필요해요. 담이 없으면 땅을 기어서라도 가요. 그 길이 조금 더 걸릴 뿐이에요. 사람 사이에서 오래 살아남는 쪽이에요. 부드러운 것이 오래간다는 걸 몸으로 알아요. 가끔은 감지 말고 그냥 서 보세요. 서 있어도 생각보다 넘어지지 않아요. 을은 보기보다 뿌리가 깊거든요. 미르는 을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해요. 여덟 자에 덩굴이 담을 타고 올랐구나.

일간이 뭐예요

사주는 태어난 해·달·날·시각을 각각 두 글자로 적은 여덟 글자예요. 그중 태어난 날의 윗글자가 일간(日干)이에요. 여덟 글자에서 나를 가리키는 한 자가 그거예요. 나머지 일곱 글자는 전부 이 한 자와의 관계로 읽어요. 그 관계에 붙인 이름이 십신(十神)이고요.

그래서 일간만으로도 결의 큰 방향은 보여요. 다만 같은 을 일간이라도 태어난 계절과 시각에 따라 읽는 게 달라져요. 여덟 글자를 다 보려면 생년월일시가 필요해요.

내 사주 여덟 글자 보기

을 일간에서 본 오행 다섯

나머지 일곱 글자를 읽는 자리는 전부 일간 한 자에서 나와요. 오행 다섯이 서로 낳고 이기는 관계가 그 자리를 정하고, 거기 붙인 이름이 십신이에요. 을은 목(木) 자리라 이렇게 갈려요.

나와 같은 것 — 비겁
목(木)
옆에 같이 서는 자리예요. 힘을 보태 주기도 하고, 같은 몫을 나눠 갖기도 해요.
내가 낳는 것 — 식상
화(火)
목이 화를 살려요. 안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나가는 자리라 말·솜씨·만들어 내는 일로 읽어요.
내가 이기는 것 — 재성
토(土)
목이 토를 다뤄요. 손에 쥐고 부리는 자리라 돈·물건·챙기는 일로 읽어요.
나를 이기는 것 — 관성
금(金)
금이 목을 다뤄요. 나를 세워 두는 틀이라 맡은 자리·규칙·해야 하는 일로 읽어요.
나를 낳는 것 — 인성
수(水)
수가 목을 살려요. 나를 받쳐 주는 자리라 배움·기댈 데·돌봄으로 읽어요.

십신은 이름이 열이에요. 위 다섯 갈래가 각각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로 한 번 더 갈려서 비견·겁재, 식신·상관, 편재·정재, 편관·정관, 편인·정인이 돼요. 을은 음(陰)이라, 같은 목 자리라도 어느 글자를 만나느냐로 이름이 달라져요.

글자를 보는 고양이

미르 — 방울과 부채를 나눠 든 고양이

무당

미르

방울과 부채를 양손에 나눠 든 제일 어른 고양이예요. 평소에는 마루 끝에서 볕만 쬐어요. 그러다 방울을 한 번 흔들면 떠들던 마리와 루가 동시에 조용해져요. 정작 미르는 누구를 혼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다들 조금 어려워해서, 차를 올릴 때는 앞발이 유난히 공손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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