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카드
짐을 덜 챙기고 나선 카드
0 첫걸음 · 가벼움 · 일단 출발
바보 카드는 어떤 카드예요
봇짐 하나만 메고 절벽 끝에서 한 발을 든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개 한 마리가 발치에서 따라와요. 스물두 장 가운데 0번은 이 한 장뿐이에요. 어느 순서에도 끼지 않는 번호예요. 첫 장으로 읽어도 되고 마지막 장으로 읽어도 돼요. 다 알아보기 전에 출발하는 하루를 가리켜요. 모르는 채로 떠나는 게 이 카드의 내용이군요.
위 그림은 이 카드를 찻집 고양이들로 다시 그린 거예요. 널리 쓰이는 덱의 그림과 나란히 놓으면 다른 데가 조금씩 보여요.
정방향 — 바로 놓였을 때
봇짐 하나 메고 길을 나서는 그림이 나왔어요. 다 알아보고 시작하려던 게 있으면 오늘은 절반만 알고 한 발 떼어 봐도 좋아요. 나머지 절반은 걸으면서 채워지네요.
역방향 — 뒤집혀 나왔을 때
같은 그림인데 든 발보다 발밑이 먼저 보여요. 오늘은 새로 벌이기보다 벌여 둔 것 하나를 챙기는 쪽이 편해요. 시작은 한 박자 미뤄도 되는 날이네요.
역방향은 벌이 아니에요. 뜻이 반대가 되는 게 아니라 한 박자 늦게 온다고 읽어요. 카드가 거꾸로 놓였다고 하루가 거꾸로 가지는 않아요.
오늘
오늘 고르신 카드
카드를 뒤집는 고양이
타로 점술사
타리
초록 상보 위에 카드를 세 장 놓고 뒤집는 고양이예요. 왜 그 카드냐고 물으면 앞발이 먼저 갔다고만 답해요. 별이가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그냥 웃고 넘겨요. 그러다 별이가 표를 다 펼쳐 같은 자리를 짚으면, 그제야 봐라 하는 얼굴로 앞발을 툭 놓아요.